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마약은 과연 출구 없는 미로인가?미로의 출구를 닫아버리는 것은 누구인가?‘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한국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진실,“그들은 우리의 이웃, 우리의 아이들,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다.”“NO EXIT, 출구 없는 미로? 이의 있습니다!”대검찰청이 발간하는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만 4,123명에서 2022년 1만 8,395명까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가 30대 이하다. 매년 1만 명 이상의 젊은이와 아이들이 마약 범죄로 구속될 만큼 마약은 일상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좀먹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최근 경찰청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마약 범죄 예방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며 “NO EXIT, 출구 없는 미로”를 구호로 채택했다. 취지는 분명하다. ‘한번 빠져들면 다시는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말로 사람들에게 마약의 위험을 경고하고 투약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공감한 여러 유명인과 공직자, 기업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출구가 없다”고 선언하면, 이미 한 번이라도 마약을 투약한 사람들은 어찌 되는 것일까? 그대로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채 버려지는 걸까? 그들은 더 이상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걸까? 가족과 친구들은 국가조차 포기한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저 구호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 변호사가 있다. 변호사 안준형은 10여 년 전 어느 마약 투약자의 변호를 맡은 것을 계기로 마약 사건과 처음 연을 맺었다. 그는 요즈음 1년에 100여 건의 마약 사건을 수임하는 마약 전문 변호사다. 지금껏 그가 목격한, 마약 사범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수사기관, 사법부, 언론, 일반 대중에게 마약 사범은 ‘불가촉천민’ 그 이상이었고, 그들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려는 시도는 사실상 고려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이제 그는 투약자들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단지 그들을 처벌하고 격리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단약과 재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음에 다가서는 그들의 발을 우리가 함께 돌려세워야 한다고, 이 책 『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를 통해 이야기한다.